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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 / Essay


India Art Fair Review 2016 -인도의 정신을 보다.
 김원희  | 2016·10·26 20:53 | HIT : 2,123 | VOTE : 276 |
India Art Fair Review
-인도의 정신을 보다.
화가 김원희

들어가는 말
서아시아 최정상의 아트페어인 인디아 아트페어가 델리의 오클라 NSIC에서 지난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렸다. 세계미술시장의 규모가 경제 성장률과 비례함을 보았을 때, 최근 인도 경제성장률이 7.3%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오르자 인도 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마켓의 주목을 끌고 있다. 2006년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 4.9% 이었던 중국아트마켓이 2010년 33%,  2011년 42%, ($30.5 billion auction total ; The European Fine Art Foundation)로 폭발한 예를 보면 인도미술의 행보도 급변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인도 델리아트 갤러리의 아트뉴스에 의하면 2008년부터 5년 간 과도한 슬럼프에 빠져있던 인도 미술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한다. 2013년 크리스티에서 23.7 LAC 루피에 머물렀던 인도미술시장이, 인도옥션 하우스 Pandole과 Saffron Art 등에서 2014년 23~37%씩 증가했고, 최근  1500Crore의 (한화 약 2700억) 판매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델리아트갤러리 디렉터 Ashish Anand는 2020년이 되면 인도 미술시장은 Billion 달러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델리 아트 갤러리는 인도미술 홍보를 위해 뉴욕 맨해튼 메디슨 애비뉴에 지난해 3월 7,000 스퀘어 피트 크기의 갤러리를 조성했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현대미술 시장의 엔진이 달아오르던 것이 멈춰 세계의 아트 컬렉터들이 중국 시장에 비견할 만한 새로운 아시아 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아 아트 페어는 영국 런던의 University of Art에서 수학한 Neha Kirpal에 의해 2008년 창설되었다. 그녀는 영국에서 예술 관련한 대규모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그 속에서 예술적 영감과 아이디어들을 얻고 교류하는 것을 보고 인디아 아트페어를 기획했다. 올해 8번째를 맞이한 인디아 아트페어는 자동차 회사 BMW와 새로 선정된 인디아 아트 페어 디렉터 Zain Masud가 주 패트론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94개의 부스에 76개의 갤러리, 4개의 미술기관, 14개의 아트 프로젝트가 함께했다. 미국,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23개의 외국 갤러리와 델리에서는 바데라 갤러리 등 32개가 참여했다. 뭄바이에서는 Volte Art Project, Chemould Prescott Road 갤러리 등 12개, 나머지 8개 주, 첸나이 콜카타, 등지에서 13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올해의 인디아 아트페어의 주된 전략은 서 아시아 미술의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도의 주변 국가들인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을 초대한 것이다. 또한 이번 아트페어에는 영국 Delfina 재단, 뭄바이 Bhau Daji Lad 미술관, 델리 Kiran Nadar미술관, Jindal 아트센터와 한국문화원 등의 미술기관들이 협업했다.

아트페어에서는 부대행사로 The Goethe institute의 후원으로 스피커 포럼을 제공했다. 이 포럼은 시각예술가, 큐레이터, 비평가, 행정가, 아카데미들과 갤러리스트들, 컬렉터들이 참여해 시각예술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예술적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게 기획했다. 올해의 하이라이트 토론자는 ‘예술가의 움직이는 이미지’라는 주제로 뉴욕 현대미술관의 메디아 퍼포먼스의 수석 큐레이터 Sturat Comer, BMW수석문화부담당Thomas Girst, JSW재단의 Sangita Jindal, 네팔 문화부의 Dina Bangdel, 라호르 비엔날레 재단Osman Waheed, Galleryske의 Sunita Kumar Emmart, 화가이자 코치 비엔날레 큐레이터인 Sudarshan Shetty 등이 참석했다. 그 외에도 VIP 컬렉터 중심의 아웃리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이 기획은 새로운 컬렉터 층을 만들어 내려는 의도로 뉴욕 구겐하임, 뉴욕현대미술관, 피츠버그의 카네기재단.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드, 파리의 팔레 드 도쿄, 런던의 로얄 알버트 뮤지움,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 아트 뮤지움과 Boston Athenæum 등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아트페어 전시장 공간은 지난 어느 해보다도 실내 공기가 쾌적하고 동선이 편안했는데 건축 회사 <Morphogenesis>와 협업해 정교하며 다이내믹한 공간구성과 컬러연출이 전문가의 손길을 느끼게 했다.

Master Pieces
델리아트 갤러리는 <Master Pieces> 섹션과 <Indian Modern Art A Visual History> 라는 섹션을 만들어 인도 근·현대 미술을 한 눈에 관람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Master Pieces>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Amrita Sher-Gil의 <화장하는 신부 Dressing the Bride>와 Raja Ravi Varma의 < Mohini playing with a ball> 이다. 어린 시절부터 이태리와 프랑스 에콜 드 보자르 등지에서 수학하고 인도근대미술의 선구자로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긴 Amrita Sher-Gil의 작품은 미술사의 두 여인을 연상시켰다. 그녀의 인상파 화풍은 한국의 나혜석을, 28세에 요절한 드라마틱한 삶은 멕시코의 프리다 칼로를 연상시켰다.
Contemporary
개인적인 소견으로 가장 멋진 디스플레이를 한 Nature Morte 전시장은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의 바나나를 실은 자전거 작품 <무제>를 설치했다. 수보드 굽타는 인도의 가장 주요한 개념미술가 중의 한 사람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그는 인디아 아트페어의 단골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인도의 정체성인 힌두교의 계급사회 속에서 정· 부정의 개념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스테인리스 키친 유텐실, 소의 배설물 등을 소재로 일상적 도구와 물질들을 생각의 유도물로 설치한다.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민들의 값싼 자전거를 인도인들이 가장 귀하게 즉 정하게 여기는 금으로 주형 한 그의 자전거와 바나나 설치작품은 일상의 상식을 전복시키고, 경이로운 모습으로 전시장에 예술로 놓여졌다.
델리의 주요 갤러리 중 하나인 바데라 아트 갤러리(Vadehra Art Gallery)는 인도의 대표적 차용 작가인 Atul Dodhya의 작품 <셔터 시리즈>를 선보였다.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하기도 한 아툴 도디야는 미술사의 주요한 작품들을 차용하여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한편 인도영화와 역사적 인물들, 인도 사회의 단면들을 텍스트로 하여 관람객들에게 많은 해석의 장을 열어준다. 그 외 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얼굴에 총탄 자국이 선명한 무슬림 여성의 얼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Riyas comu의 간디의 얼굴을 흑백으로 그린 대형 작품 <Get a dark clude free>이 눈길을 끌었다. 수피 미술의 영향을 받은 Manjit Bawa의 신비한 붉은 바탕의 염소 그림도 인도의 빛깔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델리의 Kiran Nadar미술관은 현대의 다다이스트라 불리는 벨기에 작가 빔 델보예 (Wim Delvoye)의 정교한 레이저 커팅 한 은색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고딕 성당>을 설치했다. 인디아 아트 페에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스페인 갤러리는 피카소와 미로의 판화를 전시하곤 하는데, 스페인의 Mondo 갤러리는 알베르토 (Alberto Echegaray Guevara)의 《독재자 (Le Dictateur)》 라는 관람객들의 이목을 끄는 작품을 설치했다. 알베르토는 라틴아메리카의 독재자 아래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피로 기증받은 돈 1 million 달러를 분쇄기에 갈아 베니스의 무라노 섬 유리장인이 불어 만든 커다란 유리 볼에 전시했다. 그는 작품 제작 과정을 통해 광적인 것, 돈과 권력에 대한 탐욕, 독재자 아래 있는 친구들 그리고 적에 대한 세 가지 은유를 담았다. 이 작품은 인도의 가장 유력한 한 컬렉터에 의해 구입되었다.
서아시아 플랫폼
사우스 아시아 벤쳐 플랫폼에 초대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전시장은 네팔과 파키스탄의 작가들이 비자문제로 국경을 어렵사리 통과하는 해프닝을 겪긴 했지만 예술이 정치, 외교, 국가,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하나의 언어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인도의 경계에 위치한 이들 나라들은 이주, 정치적 정체성, 경계, 분쟁, 지진, 성의 동등성, 민족정치 등의 이슈를 다뤘다. 네팔 전시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처음 소개되는 네팔 현대미술의 발견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스리랑카의 Theertha International Artists Collective는 처음 해외 아트페어에 참석했다. Weerasinghe, Perera, Manamperi, Pothupitiya 등  네 명의 작가들은 역사적인 궤적, 식민지 유산의 긴장된 순간 국가의 얼굴, 분쟁문제, 독재적 규율과 민족 정치 등 무거운 주제들을 다뤘다. 파키스탄은 라호르 소재 Taseer 갤러리의 Shafi는 젠더, 이데올로기, 성적인 것, 정신적인 것, 우리 사회의 폭력성향 등의 이슈들을 다루었고, Abid는 다문화적 시점에서 여성의 역할, 관계, 금지된 것들을 이슈로 다루었다.

인디아 아트 페어 속의 한국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그동안 인디아 아트 페어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 것이 매우 흥미롭다. 파리의 <Baudoin Lebon> 갤러리는 한국작가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소품들과 신성희의 추상 작품 2점을 선보였다. 한국문화원 전시장은 김호석과 정종미 두 명의 한국화 작품을 전시했다. 김호석의 인물화 작품은 먹을 통한 인물의 내면세계를 드러낸 전신사조, 비움, 여백 등으로 컬렉터들과 인도 작가들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정종미의 전통염색을 이용한 <여인도>는 인도가 염색이 발달한 까닭에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델리아트 갤러리 소식지 《Art@The Fair》에 한국과 관련한 특별한 기사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세계의 사설미술관 도시 Top10> 에서 서울이 13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의 사설미술관 Top10>에서도 한국이 43개인 미국을 제치고 45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인구와 미술시장의 규모에 비해 한국의 사설미술관이 많은 것은 세금 면제 등의 속사정 이유야 어찌되었든 문화강국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았다.

나가는 말
화가는 시대를 리드하는 아방가르드이고, 시대를 읽어내는 독서가이자 기록하는 서기관이다. 2014년 처음 인디아 아트페어 장을 방문했을 때 필자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2016년 인디아 아트 페어는 규모는 작지만 스위스의 아트 바젤, 독일의 카셀 도큐먼트,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의 KIAF, 뉴욕의 아트페어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인디아 아트 페어에 출품된 인도 작가들의 작품들은 12억 명이 넘는 동시대 인도인들의 사고와 신앙 삶의 모습을 국립박물관보다 더 리얼하고 현대적으로 보여주었다. 인도미술이 인문학적 사고와 미학이 부족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인도인 특유의 퍼지한 사고, 다양한 재료, 원초적인 색상, 발랄한 아이디어들, 구도적 신심,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것들과 미세한 것에 대한 집착 등 이러한 정체성이 어우러져 다양성의 나라 인도를 독특하게 반영하고 있다. 쓰레기와 혼란스런 길거리의 간판, 과거와 현재 100년 모습을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인크레더블한 인도의 겉모습과 달리 인도 예술가들의 심미안을 통해 걸러 나오는 작품들은 인도인들의 미감이 오랜 삶의 궤적에서 오는 사유의 산물임을 느낄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는 말을 증명하듯이 인디아 아트 페어는 제각기 흩어져 있는 인도미술을 잘 꿰어 하나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VIP 리셉션이 열리는 프레 오프닝에는 평상시 인도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패션의 패셔니스타들과 독특한 수트 정장의 컬렉터들, 작업실의 고독과 작품에의 천착으로 연륜이 느껴지는 얼굴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2016년 인디아 아트페어의 분위기는 꽃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 같았다. 한편 미술시장의 측면에서는 인도의 상위 1%의 컬렉터들과 미국의 다국적 미술관들과 유럽의 컬렉터들이 가세한다면 인도미술시장은 중국과 같은 가공할 만한 미술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Heritage School of India  김원희 11·09·03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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