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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 / Criticism


12회 개인전에 부쳐-순수존재를 향한 무위(無爲)의 몸짓
 김원희  | 2006·01·06 20:00 | HIT : 6,746 | VOTE : 1,171 |
순수존재를 향한 무위(無爲)의 몸짓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간 김원희의 작업실은 온통 작업의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의 표현대로 청전 이상범의 작품 세계가 넓다란 앞 유리창 너머에 갈필로 펼쳐져 있었고, 사십 여 평의 넓은 작업장엔 그 동안의 정열로 펼쳐 논 다채로운 색의 에너지들이 작업장 가득 넘실대고 있었다. 변변한 난로도 없이 그 추운 겨울을 용케도 건너왔음이 잔뜩 쌓아 놓은 작업량에 녹아 있는 듯 했다. 뿌듯하게.

 김원희의 그림들은 어떠한 형상이나 형태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동일한 문양이나 일정한 패턴이 없이 자연스러운 심적 발로에 의해서 펼쳐진 붓질들, 굵은 선과 가는 선, 발색이 좋은 색깔이나 무채색의 색들이 태초의 인류 조상들 중 누군가가 땅바닥에 자연스레 긁적였었던 같은 무의식적 붓질로 이루어진다. 한번 칠해진 것에 덧 얹기를 하거나 뭉개거나 지우고 그 위에 다시 붓질을 하는 등 일정한 틀이 없이 자연스러운 본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이성이나 의식에 의해 구체적으로 계획되어진 것에서의 작업의 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기보다 자동 기술적 심리상태에 스스로를 던져 놓고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라 보여진다. 그리하여 직관에 의지해 그림 한 점 한 점의 생명성이 느껴질 때 작품이 완료되는 것이다. 인습이나 고정관념, 제도나 틀에서 벗어난 태고적 인간의 본능적 몸짓, 순수 자아의 원초적 몸짓들이다.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 살아 있음에 대한 확인. 그녀의 작업은 그 과정 하나 하나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그 안에서 해방을 느끼고자 한다. 순수 자아의 당당한 현현, 존재, 그 가운데 서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순수 또는 무의식적 몸짓들의 자유로운 에너지의 방출은 ‘무위’라는 인생철학을 기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품의 제목들이 ‘무제’인 것도 무목적의 의미를 드러낸다 할 수 있다. 지칭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석이 넓어져 광의의 의미가 되거나 의미가 희석될 수 있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본질적인 것에 대한 핵심이 바로 ‘무’라는 것에 이를 수도 있다. 무엇인가를 가식적으로 꾸미려 하지 않고, 탐욕스러운 목적도 갖지 않으며 그저 원생적 소리, 순수 존재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펼치는 무위의 몸짓이 김원희 작업이다.

 찌를 꽂지 않고 낚시대를 드리우는 강태공과 같은 마음, 그 잔잔한 열반의 쾌감을 꿈꾸는......작업실에 무심코 드리우는 겨울 햇살의 따사로움 같은 평온함 같은 행복함이 이 작가의 기쁨이리라. 김원희의 작업은 그 과정 자체가 생명력을 가진 실존 자체이며 그 무목적의 순수자아에서 드러나는 강한 에너지는 꿈틀거리는 필 선으로 관자의 앞으로 당당히 다가온다.

 하지만 조형미라는 틀 안에서 바라보자면 재료의 선택에 신중해야 할 것 같다. 같은 철학과 작업 과정을 겪더라도 재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재료 선택이 요구되어진다 하겠다. 앞으로도 무 목적적 몸짓들이 존재를 더욱 당당하고, 풍성하고 아름다워지게 만들어지게 되기를 믿으면서...... 

                                                                                  이혁발 (갤러리 시인학교 관장)

[주]무위(無爲)란 1) 아무일도 하지 않음 2) 조금도 간섭하지 않음 3)자연 그대로 인위(人爲)를 가하지 않음 4)(불교적 해석)생사의 변화가 없이 상주하는 일-열반의 세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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