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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 / Criticism


주체에서 기호로- 김진엽 2008.10
 김원희  | 2009·02·07 21:51 | HIT : 6,646 | VOTE : 895 |
주체에서 기호로
미술사의 정원_김원희 전
 2008. 9.23~9.30
성남아트센터미술관 본관 제3전시실

김원희의 이번 23회 개인전은 <미술사의 정원>이라는 타이틀로 그 동안 꾸준히 추구해오던 유명 회화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진리’라는 사유의 최고 정점은 서구철학에서는 ‘동일성’(identity)으로 파악하고 있다. 모든 변별적인 개념들은 결국 동일성이라는 하나의 지향점 안에서 종합되고 차이들은 해소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현대철학은 그러한 ‘동일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동일성‘이라는 포괄적인 진리 개념은 형이상학적 사유의 극단이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가능한 양태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의 차이, 지역의 차이, 사회의 차이 등 삶의 의미는 그러한 차이라는 변별성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김원희 작업 방식은 그러한 동일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전이나 뛰어난 명화는 초시간적인 아우라를 형성한다. 그것은 도전할 수 없는 권위로 과거와 현재의 모든 지평을 통합하는 것이다. 김원희는 그러한 명화들의 존재 방식에 물음을 던진다. 인간의 주관적 산물인 작품들이 어떻게 초역사적인 권위를 가지는 것일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일 뿐이다.

김원희의 이러한  ‘같음과 다름’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의 작업은, 기존 미술사의 유명 작품들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작가의 고유한 시간으로 해석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명화의 작가들은 단지 이정표일 뿐이다. 작품은 작품이 가지는 역사성이 있고 해석하는 우리는 현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다른 역사성은 분명히 자신의 고유성이 있고 그것은 어느 하나가 하나를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놓여있는 차이나 간극은 인정되어야 하며 상호간의 대화를 통해 이해해 나가는 것이다.
미술사라는 것은 하나의 동일성을 목표로 하는 닫힌 체계이다. 과거의 체계들을 구조화시켜 논리화함으로써 개념을 형성하고 과거 작업의 해석을 통해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간다. 그러나 작가의 창작은 열린 미학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이미지들에 대한 재해석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열린 구성을 가지고 있다. 김원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미래의 만남으로 설정한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단순히 과거 이미지에 대한 조작이 아니라 미래라는 앞선 계기를 통한 만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주로 인물들로 구성된 그의 화면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존재의 의미에서 해석한다. 그의 화면에서 나타나는 과거와 현재의 인물들은 무시간적인 절대적인 상황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쉬는 고유한 영역을 이야기 한다. 동일성이 아닌 다름(차연), 즉 시간의 차이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차이 속에서 나타나는 이질적인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추억의 공간, 기억의 공간이 아니라 다가올 삶에 대한 인간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김진엽 미술평론가
  
   김원희 - 그림은 그림에서 나온다 -박영택 2009.10  김원희 09·10·15 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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